[타로 소설] 여사제

 

여사제(The High Priestess) 카드는 직관, 신비, 잠재의식을 상징하며 감추어진 진리와 직관을 상징합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깊은 지혜를 찾는 시기입니다.

 

카드의 정방향 의미는 직관, 무의식, 신비, 침묵, 내면의 지혜, 비밀, 영성, 잠재력, 관찰자이며, 

역방향 의미는 직관 차단, 감정 억압, 혼란, 비밀의 누설, 감정 기복, 자기 부정, 수동성, 왜곡된 지각입니다. 

 

이 소설은 타로카드의 해석과 의미를 담은 재미 있는 짧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여사제 카드의 중심 주제인 직관, 내면의 지혜, 비언어적 진리, 신비로운 여성성, 침묵의 힘을 상징적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여사제는 가르치지 않지만, 가장 깊은 진실을 깨닫게 합니다.
말없이 머무르며 거울이 되고, 자신을 투영한 자에게 가장 내밀한 답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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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기둥 사이 》

 

그녀는 두 기둥 사이에 앉아 있었다.
하나는 검은색, 다른 하나는 하얀색.
그 사이에 있는 그녀의 옷자락은 밤하늘처럼 깊고, 이마 위엔 초승달이 은은히 빛났다.

사람들은 그녀를 여사제라 불렀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신에게도 봉사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모든 침묵이 흘러가는 강의 시작점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왔다.
“진실을 알려주세요.”
“운명을 말해주세요.”
“나는 누구인가요?”

그러나 여사제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 침묵은 어떤 이에게는 깊은 위안이 되었고, 또 어떤 이에게는 불안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왜 대답하지 않나요?”
어떤 이가 소리쳤다.
“당신은 비밀을 쥐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군요!”

여사제는 조용히 무릎 위의 두루마리를 더 깊이 감쌌다.
그 위엔 ‘TORA’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그 의미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 어린 소녀가 다가왔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여사제의 앞에 앉아, 함께 조용히 앉아 있었다.

밤이 되고 달빛이 흐르자, 소녀는 물었다.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어째서 나는 당신 곁에 있으면 내 마음속 말이 들리는 걸까요?”

그제야 여사제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바람 같고, 물결 같고, 천 년 전부터 있었던 속삭임 같았다.

 

“진실은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요 속에서 스스로 떠오르는 것.
나는 거울일 뿐, 진실은 너 안에 있다.”

 

시간이 흐르고,
여사제는 여전히 두 기둥 사이에 있었다.

세상은 변했다.
전쟁이 지나가고, 왕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신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곳엔 언제나 고요히 앉은 존재 하나가 있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다가와 묻고, 여사제는 여전히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자기 내면 깊은 밤을 지나온 이라면
그녀가 왜 거기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비밀의 문이었다.
지혜는 그녀 안에 감춰져 있었지만, 그 문은 결코 강제로 열 수 없었다.

 

그 문은
조용히 기다릴 줄 아는 자,

스스로 질문을 품은 자,

자기 내면의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에게만 열렸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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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1. 유대교의 토라 (Torah)  

TORA는 히브리어 성경의 첫 다섯 권, 즉 모세오경을 뜻합니다.

이는 율법이자 신의 계시로, 전통적이고 신성한 지혜를 상징합니다.

여사제가 들고 있는 TORA는 숨겨진 신의 진리, 혹은 인간이 직접 이해할 수 없는 신성한 지식을 암시합니다.

 

2. 이야기 속 TORA의 의미

TORA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되는 진리, 말로 설명되지 않는 깨달음, 직관을 통해 접속되는 무언가입니다.

여사제는 그것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 그 문 앞에 조용히 앉아 있는 문 그 자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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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해석] II. 여사제